저혈압 수치 90/60, 위험한 경우는 따로 있어요

저혈압 수치, 낮으면 무조건 걱정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행글이입니다.
건강검진 결과지에 “95/58”이 찍혀 있으면 마음이 좀 불편해지죠. 주변에서는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더 무섭다”는 말까지 하니까요. 그런데 혈압이 낮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숫자가 얼마나 낮은지보다 그래서 어지럼 같은 증상이 있는지가 훨씬 중요하거든요. 그리고 하나 더, 일어설 때 혈압이 뚝 떨어지는지를 봐야 해요.
오늘은 저혈압 수치 기준부터, 나이 들수록 정말 조심해야 할 기립성저혈압, 그리고 드시는 약이 원인일 가능성까지 정리했어요. 지난번 혈압 정상수치 글에서 짧게만 다뤘던 저혈압을, 이번엔 제대로 풀어봅니다.
이 글의 핵심
- 저혈압은 수축기 90 미만 또는 이완기 60 미만이에요
- 증상이 없는 저혈압은 대부분 치료가 필요 없어요. 늘 혈압이 낮은 체질(본태성 저혈압)은 인구의 1~2%로 드물지 않아요
- 진짜 조심할 건 기립성저혈압이에요. 일어선 뒤 3분 안에 수축기가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가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경우예요
- 국내 조사에서 지역사회에 사는 60세 이상의 17.1%가 기립성저혈압을 갖고 있었어요
- 어지럼증 자체보다 무서운 건 낙상이에요. 60세 이상에서 추락·미끄러짐이 손상 입원의 66%를 차지해요
- 드시는 약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요. 혈압약·전립선약·항우울제 등이 대표적이라, 임의로 끊지 말고 주치의와 조절하세요

저혈압 수치, 몇부터 저혈압일까요?
기준은 간단해요. 수축기 혈압 90mmHg 미만 또는 이완기 혈압 60mmHg 미만이면 저혈압으로 봅니다.
| 구분 | 수축기 혈압 | 이완기 혈압 | |
|---|---|---|---|
| 저혈압 | 90 미만 | 또는 | 60 미만 |
| 정상혈압 | 120 미만 | 그리고 | 80 미만 |
| 고혈압 | 140 이상 | 또는 | 90 이상 |
읽는 법에 주의할 점이 하나 있어요. 저혈압은 둘 중 하나만 낮아도 해당돼요. 그래서 “118에 55”처럼 위 숫자는 멀쩡한데 아래 숫자만 낮은 경우도 저혈압에 들어갑니다.
다만 여기서 꼭 짚고 싶은 게 있어요. 고혈압은 숫자만으로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병이지만, 저혈압은 그렇지 않아요. 90/60 아래여도 아무렇지 않게 잘 지내는 분이 많고, 그런 경우는 대개 치료 대상이 아니에요. 서울아산병원 자료에 따르면 특별한 원인 없이 평소 혈압이 낮은 본태성 저혈압은 인구의 1~2% 정도예요. 드문 일이 아니라는 뜻이죠.
그러니 결과지의 숫자만 보고 놀라시기 전에, 평소 어떤가를 먼저 떠올려보세요. 어지럽지 않고, 쉽게 지치지 않고, 일상에 지장이 없다면 그 숫자는 그냥 내 몸의 기본값일 수 있어요.
“저혈압이 고혈압보다 위험하다”는 말, 사실일까요?
자주 듣는 말인데, 사실 어느 쪽이 더 위험하다고 줄 세우기는 어려워요. 둘은 위험해지는 방식 자체가 다르거든요.
고혈압이 무서운 건 이렇다 할 증상 없이 수십 년 동안 혈관을 상하게 하다가, 결국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에요. 반면 평소 혈압이 낮은 상태는 그런 식으로 서서히 혈관을 망가뜨리지는 않아요. 증상 없이 늘 혈압이 낮은 분이 대개 치료 대상이 아닌 것도 그래서예요.
그렇다고 “저혈압은 안심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에요. 저혈압은 다른 방식으로 위험해져요.
- 갑자기 떨어질 때 - 출혈, 심한 탈수, 패혈증, 심근경색 같은 상황에서 나타나는 급성 저혈압(쇼크)은 응급 상황이에요. 이건 “저혈압이라는 병”이라기보다 몸에서 큰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에 가까워요
- 자세를 바꿀 때 떨어질 때 - 뒤에서 자세히 볼 기립성저혈압인데, 넘어질 위험은 물론이고 심장질환·뇌졸중 위험, 나아가 사망 위험까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그러니까 “고혈압보다 안전하다”가 아니라, 위험이 나타나는 자리가 다르다고 보시는 게 맞아요. 고혈압이 수십 년에 걸친 문제라면, 저혈압은 특정한 순간의 문제예요.
일어설 때 핑 도는 그 느낌, 기립성저혈압이에요
나이가 들면서 실제로 문제가 되는 저혈압은 대부분 이 기립성저혈압이에요. 누워 있거나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눈앞이 캄캄해지고 핑 도는, 바로 그 느낌 말이에요.
우리 몸은 일어설 때 중력 때문에 피가 아래로 쏠려요. 건강할 땐 자율신경이 즉각 혈관을 조여서 뇌로 가는 피를 지켜주는데, 이 조절이 늦거나 약해지면 뇌 혈류가 잠깐 부족해집니다. 그게 어지럼증으로 나타나요.
진단 기준은 이렇습니다
의학적 정의는 명확해요. 일어선 뒤 3분 이내에 수축기 혈압이 2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이 10mmHg 이상 떨어지는 경우를 기립성저혈압이라고 해요. 예를 들어 누워서 130/80이던 분이 일어서서 105/70이 되면 수축기가 25mmHg 떨어진 것이니 여기 해당합니다.
참고로 누워 있을 때 혈압이 높은 분(앙와위고혈압)은 기준이 조금 달라서, 수축기 30mmHg 이상 떨어져야 진단해요.

집에 자동혈압계가 있다면 이렇게 확인해볼 수 있어요.
- 누워서 5분 편히 쉰 다음 혈압을 재요
- 일어서서 1분 뒤에 한 번, 3분 뒤에 한 번 더 재요
- 누웠을 때보다 수축기가 20 이상, 또는 이완기가 10 이상 떨어졌는지 봐요
이렇게 잰 값을 적어 두었다가 진료 때 가져가시면 판단에 큰 도움이 돼요. 다만 재는 도중에 어지러우면 바로 앉으셔야 해요. 가능하면 가족이 곁에 있을 때 하시는 게 좋습니다.
얼마나 흔할까요
생각보다 훨씬 흔해요. 국내 연구에서 지역사회에 사는 60세 이상의 17.1%에서 기립성저혈압이 관찰됐어요. 여섯 명 중 한 명꼴이죠. 국외 연구까지 보면 고령층의 5~34%로 보고돼요.
세 가지 유형이 있어요
같은 기립성저혈압이라도 떨어지는 시점이 달라요. 이 구분을 알아두면 “병원에서 재봤더니 정상이라던데요” 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요.
| 유형 | 언제 떨어지나 | 알아둘 점 |
|---|---|---|
| 초기 기립저혈압 | 일어선 지 15초 이내 (수축기 40 이상 또는 이완기 20 이상) |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가 일반 측정으로는 잘 안 잡혀요 |
| 고전 기립저혈압 | 3분 이내, 그 상태가 유지됨 | 가장 흔한 형태이고 진단 기준이 되는 유형이에요 |
| 지연 기립저혈압 | 3분이 지난 뒤 떨어짐 | 3분만 재고 “정상”으로 넘어가면 놓쳐요 |
특히 마지막 지연형을 눈여겨보셔야 해요. 연구에 따르면 지연형이 있던 분들 중 절반가량이 나중에 고전 기립저혈압으로 진행했고, 기립저혈압이 없던 사람들보다 사망률도 높았어요. 병원에서 한 번 재고 괜찮다는 말을 들었더라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진료 때 다시 이야기해보세요.
어지럼증보다 무서운 건 넘어지는 일이에요
기립성저혈압을 “그냥 어지러운 것”으로 넘기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잠깐 핑 도는 그 몇 초 사이에 균형을 잃으면 넘어지거든요.
나이가 들면 낙상은 단순한 사고로 끝나지 않아요.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에서 다치는 원인 1위가 추락·미끄러짐이고, 추락·미끄러짐으로 인한 입원은 60세 이상에서 66%를 차지해요. 게다가 65세 이상 손상 환자의 평균 재원일수는 16일로, 전체 손상 환자(13일)보다 길어요. 한 번 넘어지면 회복에 그만큼 오래 걸린다는 뜻이죠.
집이라고 안전한 것도 아니에요. 같은 자료에서 주거지에서 다친 경우가 75세 이상은 65~74세보다 약 3.3배 많았어요. 밖보다 집 안이, 그중에서도 밤에 화장실 가려고 일어나는 순간이 가장 위험해요.
그래서 기립성저혈압 관리의 진짜 목표는 “어지럼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넘어지지 않는 것이에요. 밤에 화장실 가실 때 침대에 잠깐 걸터앉았다 일어나시는 것, 이 작은 습관 하나가 실제로 큰 차이를 만듭니다.
혹시 드시는 약 때문은 아닐까요?
이 부분이 나이 들수록 가장 중요한데, 의외로 놓치기 쉬워요. 기립성저혈압의 흔한 원인 중 하나가 약이에요.
대표적으로 이런 약들이 관련돼요.
- 혈압약 - 혈압을 낮추는 게 목적이니 자연스럽게 영향이 있어요. 특히 이뇨제 계열
- 전립선약(알파차단제) - 혈관을 넓히는 작용이 함께 있어요
- 심장질환 약제
- 항우울제 (삼환계 계열)
- 파킨슨병 약제 (도파민 작용 약제)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여러 약을 함께 드실수록 기립성저혈압 위험이 올라가요. 나이가 들수록 여러 과를 다니며 약을 받는 경우가 많아서, 각각은 문제없어도 겹치면서 혈압이 과하게 떨어지기도 해요.
여기서 꼭 당부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절대 임의로 약을 끊지 마세요. 특히 혈압약을 스스로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오르면서 훨씬 큰 위험을 부릅니다. 대신 이렇게 하세요.
- 어지러운 시간대와 상황을 기록하세요 (아침 약 먹고 30분 뒤, 식사 후 등)
- 다니시는 병원마다 드시는 약 전체 목록을 보여주세요. 약국에서 받은 복약 안내문을 모아 가면 좋아요
- 주치의께 “일어설 때 어지럽다”고 구체적으로 말씀하세요. 용량 조절이나 복용 시간 변경만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약 말고 흔한 원인이 하나 더 있어요. 바로 당뇨예요. 오래된 당뇨는 자율신경 기능을 떨어뜨리는데, 이게 기립성저혈압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혀요. 혈당을 관리하는 일이 곧 어지럼증을 줄이는 일인 셈이에요. 당뇨가 걱정되신다면 당뇨 초기증상과 혈당 정상수치 글도 함께 보세요.
생활에서 이렇게만 해도 많이 좋아져요
기립성저혈압은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어려운 것들도 아니고요.

1. 일어날 때 3단계로 나눠서 누운 자리에서 바로 일어서지 마세요. 눕기 → 앉기 → 잠시 멈춤 → 서기. 특히 자다 깬 새벽이 가장 위험해요. 침대 가장자리에 30초쯤 앉아 있다가 일어나세요.
2. 물을 충분히 탈수는 혈압을 떨어뜨려요. 나이가 들면 갈증을 잘 못 느껴서, 모르는 사이에 수분이 부족해지기 쉬워요. 목마르지 않아도 규칙적으로 드시는 게 좋아요. 다만 심부전·콩팥병으로 수분 제한을 받고 계신 분은 주치의 지시를 따르세요.
3. 과식은 피하고 나눠 드세요 식사 후에는 소화를 위해 피가 위장으로 몰려서 혈압이 떨어져요(식후 저혈압). 한 번에 많이 드시기보다 조금씩 자주 드시는 게 나아요. 식후에 바로 일어나 움직이는 것도 잠시 미루세요.
4. 뜨거운 목욕과 사우나는 조심 더운 곳에서는 혈관이 넓어져 혈압이 더 떨어져요. 탕에서 갑자기 일어서는 순간이 특히 위험합니다. 여름철 더위도 마찬가지예요. 이 부분은 폭염·냉방병 건강수칙 글에서도 다뤘어요.
5. 일어나기 전에 다리를 먼저 움직이세요 발목을 위아래로 몇 번 까딱이거나 종아리에 힘을 줬다 푸는 것만으로도 다리에 고인 피가 위로 올라가요. 앉은 채로 10초면 충분해요.
6.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걷기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은 심폐 기능과 혈관 조절 능력을 함께 키워줘요. 무리한 강도보다 꾸준함이 중요해요.
가끔 “저혈압이니까 짜게 먹어도 된다”고 하시는 분이 계신데, 스스로 판단하실 일은 아니에요. 염분·수분 조절은 심장·콩팥 상태에 따라 득이 될 수도 해가 될 수도 있어서, 주치의와 상의하고 정하셔야 합니다.
이럴 땐 검사를 받아보세요
증상 없는 저혈압은 대부분 괜찮다고 말씀드렸지만, 아래 같은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요.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세요.
-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적이 있다 (실신은 반드시 원인을 찾아야 해요)
- 어지럼증 때문에 넘어진 적이 있거나, 넘어질 뻔한 적이 있다
- 어지럼증이 점점 잦아지거나 심해진다
- 가슴 통증, 숨참, 식은땀, 심한 두근거림이 함께 온다
- 검은색 변을 보거나 몸에 원인 모를 출혈 징후가 있다
- 최근 약이 바뀐 뒤부터 어지럽기 시작했다
- 손발 저림, 변비, 소변 문제 등 자율신경 관련 증상이 함께 있다
특히 실신한 적이 있다면 “잠깐 어지러웠던 것”으로 넘기지 마세요. 심장 문제로 인한 실신일 수도 있어서 원인 확인이 필요해요.
혈압 이야기는 늘 “높으면 큰일”에 집중되지만, 낮은 쪽도 알아두시면 좋아요. 다만 방향이 좀 달라요. 고혈압이 숫자를 낮추는 싸움이라면, 저혈압은 숫자보다 순간을 관리하는 일에 가깝습니다. 일어서는 순간, 목욕탕에서 나오는 순간, 밥 먹고 일어서는 순간이요.
오늘 부모님께 전화하신다면 이것 하나만 여쭤보세요. “일어설 때 어지러운 적 있으세요?” 그리고 같은 질문을 자신에게도 한번 해보시고요. 그 대답 하나가 넘어짐을 미리 막을 수도 있어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참고: 이 글은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저혈압), 질병관리청 국가손상정보포털(노인손상 현황),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저혈압),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건강정보(기립성 저혈압 원인·예방), 박기홍, 「노인에서의 기립저혈압의 진단」(Journal of Geriatric Neurology, 2022;1(2):45-52)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혈압 기준과 약 조절은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